김세진(1)
1. 운동 개요
오늘은 서울에서 외근이 있어서 모처럼 평일에 운동을 하였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은 다른 분들은 못 나오셨습니다. 개인 운동인 만큼, 평소 부족한 동작들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여러 형태의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주춤서 몸통지르기, 전진하며 앞굽이 아래막기, 아래막고 전진하며 지르기 세 가지를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궁리해 가며 수련을 해보았습니다.
2. 전진하며 앞굽이 아래막기, 몸통지르기 요령
전진하며 앞굽이 아래 막기시에는 (1) 전진하기 위해서는 전진하는 발의 반대쪽으로 두 손이 모았다가 그 탄력으로 펼칠 준비를 합니다 (합). 전진시 (2) 전진하는 발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골반 전체가 반전되어, 고관절이 정면을 보도록 하면서 죽- 밀어주고, 그 탄력으로 같은 쪽 팔로 허공에 지르기를 합니다. 이 때에 몸은 활짝 열립니다(개). 그 후 (3) 다시 고관절을 90도 반대 방향으로 반전시키는 그 찰라에, 그 탄력으로 인해 곧바로 두 팔이 몸을 휘감듯이 교차됩니다(합). 그리고 (4) 고관절이 90도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다가 끝까지 가면 사타구니가 접히면서, 중심이 앞발로 완전히 이동하고, 그와 동시에 몸을 휘감고 있던 두 팔이 다시 멀어지면서, 아래 막기가 됩니다(개). 이렇게 전진 앞굽이 아래 막기는 <합-개-합-개>의 연속으로 이루어 집니다.
이번에 한 가지 터득한 요령은, 마지막 아래막기 동작(두 번째 개)시에는 마치 큰 함마를 내려치는 듯한 느낌으로(또는 큰 쌀가마를 들었다가 매치는 느낌으로) 합니다. 이 때 온 몸의 무게가 한쪽 다리에 실리도록 하는데, 그 느낌이 마치 내몸의 같은 쪽 측면 전체가 벽에 쿵-부딪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기민이형이 거들어 막기를 할때 함마질 비유를 많이 하는데, 그와 아주 유사합니다.)
전진하며 몸통 지르기는 전진시 고관절이 정면을 보도록 죽- 나아가고, 그 때에는 같은 쪽 주먹을 반대쪽 방향으로 죽- 당겨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몸이 꽉 짜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골반을 90도로 다시 반전하면서 중심이동이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몸이 반전하면서 주먹지르기가 자연스럽게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지난 주말 궁리했던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3. '힙드라이브'
역도나 골프, 야구배팅 등과 같은 스포츠에 "힙드라이브(hip drive)"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모든 움직임은 힙(즉, 고관절과 골반 부근)에서 시작되어 사지말단이 그 움직임에 끌려 온다는 뜻입니다. 가장 크고, 넓고, 강한 힘을 내는 움직임의 요령입니다. 우리가 연무재에서 흔히 쓰는 "단전을 중심으로"라는 표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힙드라이브가 역도 동작에서와 같이 상하 방향으로 걸리는 경우에는, 무릎이나 흉추/요추 등은 단단히 잡아줄뿐 움직이지 않습니다. 고관절만 움직이는데, 실제로는 사타구니 부근이 깊게 접혔다가(힙힌지; hip hinge) 펼쳐질 뿐입니다. 힙드라이브가 골프스윙에서와 같이 좌우 회전 방향으로 걸리는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타구니 부근이 깊게 접혔다가 펼쳐집니다. 다만, 팔이나 어깨와 같은 사진말단은 그러한 힙드라이브에 걸려서 딸려 움직이게 될 뿐입니다.
태권도를 할 때 허리의 꼬임과 풀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군데가 서로 반전이 되어야 합니다. 즉, 골반과 어깨입니다. 골반과 반대 방향으로 어깨가 틀어져야 몸이 꼬여집니다. 사실 어깨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이때 꼬이는 부분은 가슴 쪽이지요. 고풍스럽게 표현하자면, '하단전'과 '상단전'이 몸이 반전되는 두 지점입니다.
4. 수영에 적용
얼마전 오랫만에 수영을 했습니다. 자유형을 하였는데, 저는 자유형을 하면 어깨가 금새 지쳐오고, 그걸 참고 500미터 정도 하고 나면 상체가 잔뜩 펌핑이되어서 순간 근육질 몸매(?)가 됩니다. 자유형을 배울 때에 소위 롤링(rolling)이라고 하여, 몸이 양쪽으로 기우뚱 거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가 바다 위에서 양옆으로 번갈아가며 기우뚱 거리는 것도 롤링이라고 합니다. 배멀미의 주 원인이지요.) 그렇게 롤링을 하면서 한쪽 어깨가 수면으로 올라오면 곧바로 팔을 물속에서 꺼내어 앞으로 뻗어 물을 움켜쥐고 노를 젓습니다. 이런 자유형 동작은 마치 수면을 퍽-퍽- 짚어가면서 마치 '수면 위를 기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문득, 그 날 따라 이런 자유형을 어깨로 할 것이 아니라 팔을 뻗기 위해 '힙드라이브를 걸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 주춤서 몸통지르기 할때 주먹을 던지는 원리와 같은 방식이지요. 놀랍게도 상체가 편안해 졌습니다. 두 어깨의 균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원래 왼쪽 어깨가 오른쪽에 비해서 수면 위로 잘 안올라 왔거든요.) '가만, 다리 동작도 힘드라이브에서 시작되는 방식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해봤더니 영락없이 전진하며 몸통지르기였습니다. 이것 참, 말로 하기는 힘든 환희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아래와 같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5. 크롤영법과 주춤서 몸통지르기
사람들이 수영의 "자유형"이라고 하면 대체로 팔을 휘저으며 나아가는 영법이겠거니...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수영경기에서 '자유형(free style)'이란, 어떻게든 빨리만 가면 되니 아무렇게나 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자신만 있으면 '개헤엄'을 쳐도 됩니다. 그런데 인류는 수영을 발전시키면서, 가장 빠른 영법으로 지금 우리가 소위 '자유형'으로 알고 있는 '크롤 영법'을 개발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그 전에는 개구리 처럼 수영을 하는것이 가장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즉, 호흡기를 공기로 노출시킨 상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헤엄을 치는 방법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서양 사람들이 아메리카대륙과 호주 대륙을 정복하면서 그곳 원주민들이 수영하는 것을 보고, 크롤 영법을 처음 배웠다고 합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원시적인 몸동작을 신대륙의 정글에서 찾았고, 바로 이 크롤 영법은 현재 인류가 고안한 모든 영법 중에 가장 빠르고 힘차고 강력한 영법으로 남아있습니다.
바로 이 '크롤 영법'이 주춤서 몸통지르기 동작과 같습니다. 가히 인간 본연의 몸짓이라 할 만 합니다.
거들어 막기 뿐만 아니라 모든 동작이 햄머를 휘두르 듯 하는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