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신랑 신부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랑 정명박 군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현재 온라인게임 개발회사인.. 주식회사 그라비티에서.. 아트디렉터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 년 동안 지켜보아왔습니다만.. 무척 예의 바르며.. 아주 책임감이 강한 청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부 이나영 양은.. 명지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시티은행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 들어가기 어렵다는 외국계 은행에.. 당당히 입사한 것 만 보드라도.. 보기 드문 재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겠습니다.
자아 이제.. 두 분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럼 앞으로의 결혼생활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 이겠습니다만은.. 대개 다섯 단계로.. 그 과정을 나눠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첫째.. 는 소위 신혼기 입니다. 낭만적인 기분과.. 강렬한 애정으로.. 서로에 대해.. 헌신하게 됩니다. 시쳇말로.. 두 눈에 콩깍지가 씌어.. 신랑 각시 밖엔..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둘째.. 현실을 파악하는 시기 입니다. 서로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어.. 실망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의 이익과.. 부부 공통의 이익이.. 부딪히게 되어.. 과연 이 결혼이.. 바른 선택이었나.. 하고.. 갈등을 느낄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를 낳아 기르며.. 둘 만이 서로 사랑하는 시기에서.. 부모 역활이 더 중요시 되는 시기로.. 바뀌게 됩니다. 직업이나 사업의.. 경력도 쌓아가며.. 노후를 대비하여.. 재정상태도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넷째.. 아이들이 다 자라.. 출가하게 되면, 행복한 부부에게는..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젠 서로를 충분히 알고.. 이해 함으로써.. 수십년간의 결혼생활의 기쁨이.. 절정에 다다르게 됩니다.
다섯째.. 배우자가 병이 들거나.. 세상을 떠납니다. 젊었을 때는.. 서로 당신이.. 더 오래 살거야. 하며.. 그러길 바랬지만.. 이 때 쯤 되면..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이 얼마나 외롭겠어.. 또 뒤치닥거리 하느라.. 얼마나 힘들겠어 ? 하며.. 서로.. 먼저 죽으라고 합니다.
제 주위에.. 아주 명망있고.. 인품이 좋은.. 70대의 선배님이 계십니다. 항상.. 부처님 미소와 더불어.. 온화한 인상에다.. 부부 금슬도..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습니다.
하루는 제가.. 한 번 여쭤보았습니다. 두 분께선.. 참 사이가 좋으신데.. 수십년 살아오시면서.. 한 번도.. 다투신 적이 없나요 ?
그 분이.. 담담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없어 ?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싶은 적도.. 있었지.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분 입에서.. 주먹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충격적인데.. 하물며 그 것도.. 얼굴이라니..
그렇습니다. 부부사이도.. 인간관계입니다. 서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겁니다.
저는..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에게.. 딱 한가지 만.. 당부하고 싶습니다.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에는.. 두 분이.. 가장 좋았던 때를.. 떠올리십시오. 둘이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되새겨보는 겁니다. 아내가.. 또는 남편이.. 자기에게.. 가장 잘 해주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주기.. 바랍니다. 섭섭했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질 것 입니다.
자아.. 마지막으로.. 두 분에게.. 한 편의 시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13세기를 풍미했던.. 아랍의 천재시인.. 잘랄루딘 루미의 시인데.. 제목은.. '봄의 정원으로 오라'.. 입니다. 두 분은.. 이 시를.. 반드시 외워서.. 매년.. 상대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낭송해 주기 바랍니다.
짧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 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그대가.. 오지 않는다면..
이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그대가 온다면..
이 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늘.. 두 선남선녀의.. 결혼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공사다망 한데도 불구하시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빈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이 것으로.. 주례사에 대신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3월 24일 토요일 오후 5시 청담동 새천년예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