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5)
우정, 변형근, 조정효, 이주환, 김성두
어제는 승용이형이 교회일로 못 나온다는 연락을 주었습니다. 형이 빠지니깐 왠지 수련인원이 확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형근이형은 밤을 꼬박 새고 집에서 눈을 좀 붙이고 수련하러 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보다 수련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주환이는 집안일로 기본, 응용동작 수련까지 같이 하고 먼저 도장을 나섰습니다.
품새 수련에서 원장님께 오늘도 한가지씩 지적을 받았는데, 저는 동작을 할때, 몸을 경직시키지 말고 동작을 크고 자연스럽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의식은 노력했으나 몸은 잘 말을 안듣더군요. 아무튼 몇 동작에서는 팔에 힘이 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예전보다 훨씬 동작이 막힘이 없고 커짐을 스스로도 알겠더군요. 그런데도 다시 말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렇게 하는 것이 더 강하다는 선입관을 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형근이형은 품새 중간 중간에서 중심을 위로 띄우는 경향이 약간 있는 것을 고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두형은 앞굽이 자세가 눈에 띌 정도로 좋아졌고, 주먹 지르기와 발을 내딛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신경을 쓰면 더욱 발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
본운동을 마치고 역시 주춤서기 6분을 했습니다. 그것을 마치고 성두형이 제게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주춤서기 수련을 할 때, 거울이 방해가 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의식을 단전에 두면 자세가 더 낮아지고 호흡도 더 깊게 할 수 있는데, 의식을 거울 속의 자신의 단전에 두게 되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자세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 등등의 생각으로 단전에 집중되어야 할 의식이 흩어져서 주춤서기가 더 잘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나'와 거울 속의 '나'는 다른 '나'임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뒷풀이 시간에는 디지털 음악과 수양버들나무에 대해 재미난 얘기를 나눴습니다. CD 나 MP3 같은 디지털 음악이 생명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귀로 인지하는 느낌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구별 못할 지라도, 실제 우리 몸은 실제 소리가 다른 것임을 알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원장님께서 수양버들나무의 아름다움에 대한 애찬론을 펴셨습니다. 벚나무, 참나무 같은 나무와는 달리 어릴때는 산발을 한 듯이 기품이 없지만, 커갈수록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소박한 멋에 대해서 얘기해 주셨습니다. 우리 연무재 수련도 비슷한 멋을 가진 무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성두 아, 거울관련해서, 의문점을 좀더 부연하자면,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낮추면서, 가슴이 아닌 단전쪽에 의식을 집중해서 주춤서기를 하려고 하는데, 결국은, 내몸 안 밑에 있는 단전에 의식이 가 있는 것이 아니고, 저기 5m앞 거울에서 단전과 같은 높이 부분에 제 의식이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번 스스로 실험을 해보니,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나름대로 단전에 힘을 주면서 자세를 낮추었는데, 잘 보면, 내몸안의 단전이 아닌, 내 몸밖의 저 앞에 있는 한 점에 의식이 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실제로, 호흡도 더 안되구요...(하여튼 요즘, 이상한 쪽으로 신경이 쓰이는데...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