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7)
우정, 관헌, 변형근, 홍기민, 천종민, 장원석, 백동민
아침 저녁 공기가 제법 차갑습니다. 가끔 인시(03시~05시)에 일어나 새벽산책을 즐깁니다. 화려한 도시의 야경마저 잠든 시각, 그 시각에 세상을 비추는 달빛과 가슴을 파고드는 새벽바람 그리고 감청색 하늘빛. 가을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그렇게 다가와 있었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아침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집니다. 그런데 문득 살아오는동안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보며 걱정을 하곤 했는데, 정작 머리카락이 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보이는 것에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숲길을 걷다보면 여기저기 새둥지들이 보입니다. 참 신기하게도 아무리 거센 비바람이 불어도 나무와 한 몸이 되어 흔들흔들하며 무너지지 않습니다. 제대로 중심을 잡았다고 봐야겠습니다. 우리 몸과 마음도 제대로 중심을 잡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도장에 들어서자, 원장님과 관헌 선배님이 유근법으로 몸을 풀고 계셨습니다. 팔꿈치눌러주는 동작부터 수련에 동참했습니다. 쟁기자세를 할때쯤 장원석 씨가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수련을 못했다고 했는데 동작을 보면 여전히 유연해 보였습니다.
유근법을 마칠 때, 백동민 씨가 도착했습니다. 호흡으로 유근법을 하지 못하고 경기태권도식으로 몸을 풀고 있어서 원장님의 제언으로 본인이 잠시 유근법 동작을 설명하였습니다. 몸이 많이 경직되어 있어 꾸준한 수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본수련을 앞두고 변형근 사범이 도착했습니다. 바쁜 회사일과 주말 집안일로 피로가 많이 겹쳐서 최근 힘들어 보였는데, 금일은 얼굴빛이 환하고 좋아보였습니다.
금일 수련은 원장님의 지도로 주춤서 몸통지르기, 기본동작, 응용동작, 발차기, 품새, 무기술, 그리고 주춤서기8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에서 원장님의 동작은 상체의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가볍고 허리로 툭쳐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관헌 선배님도 몸통이 확실히 틀어지는 자세입니다. 본인도 허리를 틀려고 의식했는데 오히려 정권지르기가 밀기형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변형근 사범, 장원석 씨, 백동민 씨, 본인은 몸통지를 때 주먹이 안쪽으로 꺾어지지 않아 계속 지적받았습니다. 백동민 씨는 자신의 동작을 살피기 위해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시선에 대해 의식해야 합니다.
몸통지르기에서 결국 팔동작도 발동작처럼 팔꿈치, 손목, 정권이 완전히 비틀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본동작연습을 위해 최근 걸을 때 가볍게 주먹을 위에서 아래로 던지면서 허리를 틀어 발차기 하듯이 전진해보니 주먹이 허리쪽에서 귀뒷쪽으로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누운 여덟팔자가 되었습니다.
도장에서 앞굽이 아랫막기를 할 때는 걸을 때보다 낮은 자세와 조금 빠르게 해야해서 아직 몸이 완전히 응축되지 못해 자세가 불안정합니다. 계속 시도해보겠습니다.
뒷굽이 동작 역시 지하철이나 서서 책을 볼 때 한 발로 버티는 연습을 한 후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뒷굽이 동작이 제대로 되려면 바른호흡을 통해 자신과 타협하지 말고 순간의 압통을 이겨내야 한다고 원장님께서 끊임없이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뒷굽이 동작에서 금강막고 모지르기를 할 때 몸을 응축시켰다가 일순간에 허리를 틀면서 막고지르기가 되어야 합니다.
응용동작에서 축이 되는 발이 지면에 완전히 밀착되지 못하면 쉽게 풀어지면서 공격방향이 흐트러지고 자세도 높아지고 맙니다. 낮추고 또 낮추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시선도 옆으로 돌아가지 않게 유념해야합니다.
발차기동작 역시 무릎을 스치듯이 전진하면서 몸통이 완전히 180도 틀어지면서 무릎을 먼저 위로 들어진 상태에서 발에 쭉 뻗어야 하는데 대부분 무릎이 올라가면서 발을 뻗는 뻗정다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발차기 동작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합니다. 앞굽이동작이 익숙해지면 발차기도 걸으면서 연습해 보겠습니다.
금일 품새수련에서는 장원석 씨와 백동민 씨가 개별수련을 처음 하였습니다. 장원석 씨는 오랫만에 수련을 해서 그런지 예전보다 자세가 높아보였습니다. 팔동작과 발동작이 박자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본인 역시 아직 비슷한 처지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백동민 씨는 경기태권도방식을 잊고 처음부터 제대로 배운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금일은 본인이 장봉을, 홍기민 사범이 쌍봉을, 그리고 변형근 사범 역시 쌍봉으로 무기술을 수련했습니다. 본인은 장봉수련중에 기합을 넣지 않아 재차 수련하는 누를 범했습니다. 잠시라도 생각의 끈을 놓치면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홍기민 사범은 평소보다 다소 서두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봉을 손에서 놓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상체로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원장님께서 지적하셨습니다. 변형근 사범은 기합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듯합니다. 동작 사이사이 호쾌한 기합으로 정신을 가다듬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주춤서기8분에서는 처음부터 낮은 자세를 취하기 보다 발뒤꿈치를 충분히 벌린 상태에서 발뒤꿈치에 중심을 놓는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조금씩 호흡과 함께 자세를 낮추라고 원장님께서 조언을 하셨습니다.
주춤서기에서 자세를 고정하지 않고 군더더기 동작이나 자세를 푼다거나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아무리 오래 버텨도 효과가 없다고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본수련을 마치고 홍기민 사범이 백동민 씨를 지도했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곁들여가며 지도를 하는 것도 좋지만, 설명을 줄이고 동작을 통해서 보여주고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원장님께서 제언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많은 인원이 함께 수련을 하고 맥주와 음료수로 금일 수련에 대한 느낌과 장원석 씨의 근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원장님께서 천재지변과 같은 스트레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스트레스는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올림픽경기와 더불어 올림픽영웅에 대한 글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승부에만 집착한 나머지, 시합후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얼마전 유도경기에서 최민호 선수에게 결승에서 한판으로 패한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진정한 금메달감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금일은 도장에서 뒷풀이를 마치고, 본인의 150회 수련을 즈음하여 원장님께서 동도들에게 순대국밥을 사주셨습니다. 사실, 수련에 임하는 태도못지 않게 일상예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이런 시간이 굉장히 소중합니다.
약속한 일정은 반드시 지킨다는 원칙과 약속시간과 장소에 대한 공유, 그리고 약속장소에 먼저가서 자리를 정돈하고 좌석배치를 미리 생각하는 여유, 자리에 앉는 예절, 음식을 배열하는 방법, 술을 따르는 법, 상대를 배려하며 술잔을 비우는 법, 자신의 감정에 취해 상대의 시간을 소모시키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결례에 대한 반성...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평소 무심코 지나친 행동에 대한 예의를 배우면서 운동이든, 공부든, 사람관계든 철저하게 고민하고 분석하면 그것이 도가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술에 임하는 자신의 태도를 관찰하면 결국 그것이 주도가 됩니다.
혼자가 아닐 때는 항상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절을 처음 배울 때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동안 생각없이 살았기때문에 몸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소주 한 잔을 마셔도 예의를 지킨다면 소주 그 자체의 맛과 향은 물론 사람에 대한 신뢰와 그 향기가 기분좋게 취하게 해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이 많으면 근심이 끊이질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대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때는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데 억지로 말로 하려다 보면 실수가 생기고 자신의 말에 갇히게 됩니다.
본인은 수련할 때, 원장님의 낮춰! 앞굽이! 코로, 아랫배로! 이런 말을 좋아합니다. 간결하면서도 원장님의 억양에 이미 핵심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체입니다.
150회 수련에 이를 때까지 실수도 많고 본의 아니게 결례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금일 수련과 뒷풀이를 통해 몸과 마음과 예의를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일지 역시 수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간결한 표현을 쓸 수 있도록 문장력도 길러야 합니다. 고사성어라든지 격언이라 말하는 것들도 짧지만 그 의미는 깊고 풍부합니다.
지금 바로 현재에서 고민하고 매일 매일 새롭게 자신의 변화를 추구해야합니다. 동도여러분과 함께 막힘없이 소통하며 삶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