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4)
변형근, 홍기민, 이주환, 이승용
거의 100일 만에 수련에 참석했습니다.
더이상 수련을 미뤘다간 몸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겠다는 생각에 다짐을 하고 수련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결심을 하고 또 해야 수련에 들어가는 제 스스로가 부끄럽게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한낮에는 더운 날씨였지만 7시가 넘어가니 도심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강남구청역에서 내려 학동초등학교까지 걸어가는데 하도 오랜만이라 과연 아직도 초등학교에서 수련을 할까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얼마나 오랫동안 수련을 안한건지...
7시40분쯤 학동초등학교 정문으로 향하는데 축구골대 앞에서 몸통지르기를 하는 변사범과 이사범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연무재 기둥들입니다.
45분에 학교에 들어가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바로 수련으로 돌입했습니다.
제발 제 몸이 100일 전 수련당시의 모습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본수련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래막기, 얼굴막기 등을 수련하고 뒷굽이 양손날막기, 외손날막기 순으로 수련을 했습니다.
처음엔 제가 느끼기에도 자세가 너무 높다 생각하여 최대한 자세를 낮추려했는데 머릿속에 오랜만에 하는 수련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자꾸 타협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발차기 동작에서 제자리 반달차기를 20회 할 때는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전에 12회까지 한 기억은 나는데 갑자기 20회라니... 오기로 20회를 하고나니 동작도 제대로 안되는 것 같고 숫자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같아 살짝 후회했습니다. 천천히 하더라도 제대로 할 걸...
특히 왼쪽다리는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수련한다는 생각으로 발차기 연습을 집에서 틈틈히 해야겠습니다.
홍사범이 20회 반달차기가 끝나자 수련에 참석했습니다. 아무래도 알고 늦게 오신건지...
돌려차기를 하는데 변사범이 이사범과 저의 자세에 대해 지적을 해주었습니다. 무릎을 끝까지 고정시키고 허리를 이용해 골반을 틀며 발차기가 돼야 하는데 저희는 먼저 무릎이 풀리다보니 공중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이었습니다. 허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네요. 부족한 부분은 아무래도 꾸준한 연습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4명이 모여 발차기 수련과 응용동작을 수련했습니다.
품새를 평련을 좌,우로 하고 쾌련 1회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품새를 할 때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허리를 이용해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쓰며 하려 했지만 따라가기에 급급해 제대로 품새가 발현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핑계지만 허리가 아파 제대로 틀 수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유근법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몸이 점점 굳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땀은 나고 다리는 후들거리는데 저쪽에서 공놀이하던 애들이 "이거 뭐하는 거에요? 태권도에요?"하며 물어보는데 대답해 줄 힘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 태권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역시 연무재하는 사람들은 매니아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주춤서기 12분 30초로 마무리 하는데 변사범의 복장이 청바지인데다 저녁을 먹고 오는 바람에 숨쉬기가 힘들어 도중에 잠시 쉬었습니다. 수련할 때 역시 복장도 무시 못하는가 봅니다. 그러고보면 연무재 체력소모가 상당한 듯 합니다.
주춤서기 후 변사범은 회사일로 먼저 출발하고 남은 세사람은 각자 개인수련을 조금씩 더하고 수련을 마쳤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기민형이 맥주가 많이 고팠나본데 저희가 함께 대작을 해주지 않아 많이 실망한 얼굴이었습니다.
다음 번에 꼭 같이 맥주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매번 간만에 수련을 참석하다보니 갈 때마다 연무일지를 쓰게 됩니다. 아마도 연무일지 작성자에 제 이름이 뜨면 그 날이 제가 수련 참석한 날로 다들 아실지... 창피하네요 ^^; 자주 수련에 참석해서 옛날 가볍던 모습으로 얼른 돌아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