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4)
변형근, 홍기민, 이주환, 천종민
폐원후 일년반이 지나서야 다시 양재본원에서 수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무재를 접하고 늘 가슴속에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번번히 직장을 핑계로 몸과 마음이 무뎌져 갑니다.
수험생활의 절박함속에서 오히려 수련의지가 빛났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나태함은 결연하게 자리를 박차지 않고서는 고치기 어렵다고 봅니다.
퇴근길 지하철속에서도 졸음이 밀려와 도장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렇게 다시 도착한 양재역 그리고
예전보다 더 화려해진 도장까지 가는 길을 걸으며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도장1층에 있던 가게도 바뀌었고 도장으로 내려가는 이곳저곳에서 공사의 흔적도 보입니다.
컴컴한 지하도장은 현재의 연무재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형광등을 켜고 찬찬히 도장을 살펴보니 못보던 물건들이 정리중인지 쌓여있습니다.
어수선한 주변물품에 비해 도장이 갖고 있는 기운은 그대로여서
마루바닥에 앉아 유근법으로 금일 수련을 시작해봅니다.
타고난 유연성도 세월의 무게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행을 거듭해 어느동작 하나도 절반을 못따라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갈길이 멀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힘들지만 한동작 한동작 거침숨을 내쉬며 안간힘을 써봅니다.
유근법을 하고 있는 중간에 이주환사범이 도착했습니다.
가게일로 바쁘지만 화목수련은 양해를 구하고 참석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혼자서 연법을 공부하면서 낮에는 요가학원 체험권을 구해서
다양한 몸짓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새삼 이사범이 연무재에 쏟는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십년전 본인의 모습과 교차되어 사뭇 부럽기까지 합니다.
정시 수련을 앞두고 변형근사범과 홍기민사범이 함께 도장에 들어왔습니다.
언제봐도 든든하게 연무재를 지키고 있는 두 사범이 믿음직합니다.
금일수련은 변사범의 지도로 기본동작, 응용동작, 발차기, 품새 그리고
주춤서기로 진행되었습니다.
변사범은 수련사이사이에 동도들의 동작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개선점을 알려주었습니다.
본인 같 은경우 엉거주춤서서 모양만 따라하다보니
상하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자세가 엉성한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사범의 동작은 확실히 수련연한만큼 힘도 실리고 자세도 정확하며,
무엇보다 지구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홍사범은 빠르긴한데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고쳐야겠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때는 호쾌한데도 말입니다.
변사범은 품새보다 무기술을 할 때 그의 진가를 볼 수 있습니다.
무예도보통지의 그림을 보는듯 검을 들고 시연하는 연법이 물흐르듯 자연스럽니다.
날씨가 무더워 주춤서기는 이사범을 제외하고 웃통을 벗고 진행했습니다.
함께 땀흘리며 행복하게 수련할 수 있는 순간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음주 화요일부터는 집사람도 수련에 동참하게 되어 웃통을 못벗는게 좀 아쉽겠지만,,,
가족수련의 모범이 되도록 더욱 분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