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5)
변형근, 홍기민, 이주환, 이승용, 양준명
오랜만에 도장으로 갑니다. 습관이란 무서워서 한 번 게을러지고 안가게 되면 좀처럼 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니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네요. 확실히 연무재 수련을 안 하니 허리 쓸 일이 없어 살이 가장 먼저 허리에 붙게 됩니다.
도장에 도착하니 이미 수련을 시작하여 몸통지르기와 기본동작을 모두 끝낸 상태였습니다. 서둘러 환복을 하고 응용동작에 참여합니다. 활개를 펼칠 때 최대한 몸통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어깨 넓이 안에서 하려고 합니다.
응용동작이 끝나고 잠시 숨을 돌린 후 발차기 수련을 합니다. 반달차기 좌우 20회씩을 합니다. 허벅지를 최대한 가슴에 붙여야 한다는 생각에 몸통이 구부정해지는데 오늘 지적을 받았네요. 무릎은 낮추고 허리는 꼿꼿이 세워야겠습니다.
앞차기와 돌려차기, 옆차기 순서로 수련을 했습니다. 발을 딛는 순간 오늘따라 소리가 더 크게 나는 것 같습니다. 소리가 안 나면 왠지 중심 이동이 잘 안된 것 같아 의식적으로 그렇게 내려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의식적으로 하는 건 안좋은 것 같은데... 몸에서 자연스레 나와야 하는데 무엇이 맞는 것인지 계속 몸짓을 통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뒤차기까지 수련 후 발차기는 마칩니다.
연법 1식부터 6식까지 수련을 합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1식은 만련과 평련, 쾌련 순으로 하고 나머지 연법은 평련과 쾌련으로 합니다. 수련을 몇 년 동안 해도 평련과 쾌련의 속도가 큰 차이가 없으니 부끄럽네요. 그냥 동작 하나하나에만 제대로 집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동영상을 촬영합니다. 변사범, 홍사범, 이사범이 먼저 1식부터 6식까지 동영상을 촬영하고 저와 준명이가 5식까지 촬영을 합니다. 준명이는 카메라를 의식해서인지 더 힘들고 어려웠다는데 저는 안경을 벗고 해서 뵈는게 없는지 오히려 편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영상에 찍힌 제 모습을 보면 실망할지도...
무기술도 각자 원하는 무기로 1식을 촬영했습니다. 가벼운 대나무 봉으로 했는데 너무 쉽게 봤는지 팔로만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듭니다.
무기술까지 수련과 촬영을 마치고 주춤서기 15분으로 마칩니다. 이전보다 발 사이의 간격을 넓히고 자세를 낮춰 고관절이 열리게 하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자세 낮추는 건 항상 할 때마다 힘들고 어렵습니다. 홍사범이 탈춤 자세가 무예와 닮은 점이 너무 많다고 한민족을 칭찬합니다.
마감시간이 있어 서둘러 도장을 정리하고 뒷편 치킨집에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은정씨가 간식을 사와서 배불리 먹으며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추석에 히말라야를 다녀왔다는데 얼굴 그을린 흔적이 없네요. 선크림을 흠뻑 발랐나 봅니다.
집에 오면서 제가 동작할 때마다 에너지가 분산되는 느낌이 든다는데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동작마다 끝맺음을 확실히 안하고 설렁설렁하는 듯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맺음 동작을 확실히 해야 더욱 확실한 공방이 이뤄지겠죠. 그저 저는 조금이라도 동작을 편하게 빨리 하려다 보니 그런 지적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령 피우지 말고 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