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3)
홍기민, 소준영, 김세진
어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해서 수련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준영이는 일주일 루틴이 변경 되어 앞으로는 일요일 오전에 참석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음주부터 토요일은 혼자 수련하고 일요일은 셋이 수련하게 될 듯 합니다.
주중에 잠을 잘 때 안좋은 자세로 자고난 뒤 어깨 통증이 재발 되었다가 다시 추스려서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괜찮아지는게 습관이 고치기 참 어렵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들어설 때 보니 준영이가 차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도복으로 갈아입고 제습기 물통을 비우는 동안 준영이가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서늘해진 날씨에 줄넘기로 잠시 열을 내고 유근법을 시작하니 세진이가 눈을 비비며 도장에 들어섰습니다. 잠이 부족한지 무척 피곤해 보였습니다.
몸을 충분히 푼 뒤 8시 45분 쯤부터 주춤서 몸통지르기로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기본동작, 응용동작, 발차기, 품새, 무기술의 순서로 수련하였습니다.
다친 어깨가 재발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깨에 힘을 빼고 수련했습니다. 동작을 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평소 제가 팔에 많은 힘이 들어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는 중간 시간을 짧게 가져가며 수련했습니다. 저는 퇴근이 늦지만 잠깐이라도 팔을 쓰는 근력운동은 쉬는 대신 잠깐이라도 힘을 빼고 느리게 기본동작과 응용동작과 유근법을 하였더니 어제 수련을 안했음에도 수련을 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동작이 한결 편안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물론 동작을 힘껏 내지를 수 없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전에 비해서 편안하고 수월하게 동작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만족도도 꽤 컸기에 딱히 불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지면에 한쪽 다리를 단단히 세우고 지지한 다리의 엉덩이를 볼베어링 처럼 쓰면서 고관절이 접혔다 펴졌다 하며 동작을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발을 딛는 것이 동작의 전부 다는 아니겠지만, 거의 다 라는 것이 전보다 더 체감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재미로 수련을 한 것 같습니다.
세진이가 준영이 허리를 쓰게 할려고 집착하더니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변사범과 제가 계속 준영이의 허리 쓰임에 대해 지적하고 잔소리 하다가 머리로는 이해한 것 같고 몸짓에서도 조금씩 나오려는 모습이 느껴져서 별 말 안했었는데 최근 한달 정도 세진이가 물고 늘어지더니 오늘 준영이가 허리를 쓰는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동작에 더 탄력이 붙어서 가속도 감도 잘 잡혀 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세진이는 기본적으로 몸부림의 몸짓이 잘 체득이 되어 있어 동작의 완급과 강약이 좋습니다.
특히 발차기시 쭉 뻗어나가면서 나오는 체중이 온전히 실린 임팩트는 에너지가 충만하게 느껴집니다. 앞차기의 경우 발뒷꿈치가 몸을 타고 올라오듯이 무릎을 접어서 높이 들어 쭉 찔러 들어가는 것이 날카롭습니다.
두 사람 모두 평소 휴식이 부족해서 몸에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라, 수련시에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였습니다.
무기술은 젖가락으로 봉술, 목검으로 쌍검술(세진이는 죽봉으로 봉술), 가검으로 검술을 수련했습니다.
낮은 자세로 주춤서기 5분을 하고 수련을 마무리하고 주변 정리를 한 뒤 건너편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테이크 아웃 해서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집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