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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ning Diaries 연무일지

공개·회원 9명

2025년 10월 20일 (일) - 작성자 김세진

출석 (1)

김세진


오늘은 오후에 혼자 운동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평일 동안 출장으로 운동을 하지 못했기에, 이 참에 약 2시간 동안 강도 높게 수련을 이어갔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로 시작해 무기술까지 정규 순서대로 연습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발차기를 포함하여 1식을 수련한 뒤, 3식 ‘날개’ 동작을 별도로 연습했습니다. 3식으로 무기술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아직 짧은 칼이 손에 익지 않아 지르기나 베기 동작이 어색했습니다.


3식 ‘날개’는 금강몸통막기로 시작하여 교차막기, 이어 막은 손으로 지르기, 반대손으로 정자립 모지르기로 마무리됩니다. 허리 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교차막기가 불필요한 기교처럼 느껴져 자주 생략하게 되지만, 막은 손으로 이어지는 지르기를 연결 동작으로 수행하면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허리의 회전이 채찍의 끝을 휘두르듯 손끝까지 이어지며, 마치 막은 손으로 곧바로 지르는 듯한 하나의 유기적 움직임이 됩니다. 이 역시 허리에서 비롯된, 몸이 만들어내는 섬세한 기교입니다.


이 동작을 구분하여 수행하다가 점차 연결해 나가면, 마치 정자체에서 필기체로 옮겨가듯 자연스러운 변주가 생깁니다. 그러나 핵심은 허리의 회전과 함께 뒷굽이에서 주춤서기(丁자서기) 로 이어지는 반걸음 중심이동입니다. 뒷굽이에서 앞굽이로의 극단적인 이동이 아니라, 그 중간의 미묘한 이동입니다. 이러한 미세한 중심이동과 흐름 덕분에 연법 3식은 ‘음(陰)적인 품새’라 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3식 ‘날개’ 변주 동작 영상을 첨부합니다.)


아래 영상은 1식을 발차기까지 포함해 연습한 장면입니다. 아직 다리가 무겁고, 발차기 때 리듬이 잠시 끊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발차기와 바로지르기가 하나로 이어져야 비로소 기술이 완성되고, 유효타가 됩니다. 결국 허리 사용과 무게중심 이동이 아직 미숙하다는 뜻이겠지요. 다리가 무거워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중심 이동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이 두 가지(허리-다리) 이유가 묘하게 겹쳐있습니다.


저녁에는 알렉산드르 교수가 지난번 프랑스 사범님들의 방문 기록을 언급하며, “태권도 수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전통적인 무술로서의 태권도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하더니, 갑자기 남창체육관 강신철 사범 제자들의 품새 연습 영상을 공유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신을 보냈습니다. 연무재에서의 수련 목적을 정리한 내용이라, 참고가 될 것 같아 함께 기록합니다.


답신 내용:

“이 영상에 나오는 도장은 강신철 사범이 운영하는 남창체육관입니다. 품새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실력 있는 도장입니다만, 특별히 전통적이거나 심오한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품새 대회에서는 국기원이 정한 동작을 자와 각도기로 잰 듯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매우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선수들 간 성취도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품새는 몸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지 않으며, 실제 겨루기 실력으로도 이어지지 못합니다.


반면 연무재에서는 태권도의 모든 동작에 흐르는 하나의 원리를 탐구하고, 그것을 깨닫고 체화하는 것을 첫째 목표로 삼습니다. 그 원리를 바탕으로 태권도 동작의 ‘살아있는 원형’을 되살리고자 합니다. 이렇게 체득된 동작은 일상 속에서 몸을 바르고 효율적으로 쓰게 해주며, 격투에서도 강력하고 실용적인 힘을 발휘하게 합니다.


품새나 겨루기 대회는 대회의 ‘규칙’이 득점을 위한 동작을 만들지만, 연무재는 태권도를 통해 사람이 타고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격투의 본질, 일상의 움직임, 나아가 삶의 방식을 탐구합니다. 이러한 연구와 사유를 표준 품새 동작만으로는 결코 배울 수 없습니다.”

14회 조회
홍기민
홍기민
어제

답신 내용에 연무재의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잘 담았네

태권도연무재
05538 서울시 송파구 강동대로9길 18, 지하1층 (풍납2동, 미래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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