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2일 (일) - 작성자 김세진
출석 (5)
홍기민, 이주환, 김세진, Raymond MALLIA, Francis ISSABHAY
오늘은 프랑스에서 두 분의 사범님이 방문하셨습니다. Raymond MALLIA(파리 거주, 60세, 공인 7단) 사범님과 Francis ISSABHAY(보르도 거주, 55세, 공인 6단) 사범님입니다. (다행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였습니다.)

Francis ISSABHAY(왼쪽), Raymond MALLIA(오른쪽)
두 분은 프랑스 파리에서 약 170여 명의 수련생이 함께하는 단체(사설 도장은 아닌 것으로 보임)에서 오랫동안 지도사범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그만두셨다고 합니다. Raymond 사범님은 환갑을 맞아 한국을 여행지로 정했고, 추석 연휴 기간 중 경주와 부산 등을 여행한 뒤 서울에 들러 연무재를 방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무재는 SNS와 웹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으며, 관심이 생겨 직접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오전 9시 30분경 도장에서 만나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눈 뒤, 기민이 형의 지도로 기본동작과 연법 1식, 무기술 등을 함께 연습했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 앞굽이 아래막기, 뒷굽이 양손날막기 등 기본 동작을 관통하는 원리인 ‘허리의 꼬임과 풀림, 무게 중심의 이동’을 중심으로 설명드렸습니다. 두 분 모두 6~7단이신 만큼 기본적인 품새 동작에는 익숙하셔서 설명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완전히 이해하신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흥미롭게 배우려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기본 동작을 하나씩 함께 익힌 후, 연법 1식을 천천히 실습하고, 이어서 무기술을 시범으로 보여드렸습니다. 모든 동작이 하나의 원리로 통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러분이 지금까지는 고등학교 필수과정을 공부해오셨다면, 연무재는 대학 혹은 대학원에서 태권도의 원형과 그것이 담고 있는 삶의 방식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두 사범님 모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반응하셨습니다.
수련을 마친 후에는 근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두 분은 “스포츠 태권도를 오래 해왔지만 이제는 거기서 매력이나 의미를 찾기 어렵다”며 “이제는 무예로서의 전통적인 태권도, 몸의 올바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수련에 관심이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이가 들며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이곳저곳 불편함을 느끼다 보니, 제대로 된 태권도 본연의 움직임을 배우고 싶다는 고민도 털어놓으셨습니다. 이에 저는 “연무재가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라며 자연스럽게 홍보(?)를 했습니다.
두 분은 “모든 무술은 수련이 깊어지면 결국 하나로 통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하셨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무술관이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의 만남은 긍정적이고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도장을 나설 때 두 사범님은 자신들의 태권도 클럽 티셔츠를 선물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예의를 아는 분들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찾아와 신세를 질 때 빈손으로 오지 않는 그 마음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는 손님을 맞을 때 간단한 기념품 정도는 준비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커피와 길거리 K-푸드인 계란빵으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하셔서, 근처 올림픽공원과 롯데타워를 추천해드렸습니다. 지하철역까지 함께 걸어가 배웅해드린 후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참으로 즐겁고 의미 있는 만남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