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3)
변형근, 홍기민, 양준명
오늘은 다른 동도 분들이 컨디션 및 육아 등의 문제로 3명만 출석했습니다. 비록 참석인원은 적었지만, 그만큼 밀도 있는 수련이었습니다. 오늘 수련 중 들었던 생각은 수련을 거듭할수록, 재차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있겠지만 제 인상에 남은 것은 호흡, 신체의 꼬임, 근골의 유연성 등입니다. 본인의 몸을 점차 잘 이해하면서 다시 기본의 부족함을 느끼면서 자극을 받게 됩니다.
정권지르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정권지르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려운 과제입니다. 양 발로 지면을 굳건히 디디면서 허리의 틀림이 어깨를 지나 - 어깨는 이완되어야하고 - 다시 팔은 자체의 움직임으로 더욱 속도를 높이며 최단거리로 '지른다'라는 움직임이 얼마나 복잡한지 실감이 났습니다. 마지막까지 집중을 해서 움직임의 끝점인 정권 또는 장의 모양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기본동작은 특히, 얼굴막기를 하면서 변 수석사범님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저는 그 동안 얼굴막기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지도에서 저에게 불필요한 동작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동하면서 허리는 회전운동(틀림)을 하지만, 손발은 직선이어야한다는 설명과 시연에 갑자기 머리 한 켠이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제야 저의 불필요한 동작의 첨가로 얼굴막기 전체가 느려졌음을 깨달았습니다.(메타인지라고 하면 될까요) 참 신기합니다. 몇 년을 기본동작을 수련했는데 이제야 느끼게 됐습니다. 결국 태권도를 하는 이유는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기술을 체화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원리를 체화하고 그것을 인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리를 깨우치지 못하면, 기술에 집착하고 승패에 연연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요.
발차기에서도 수확이 있었습니다. 저는 요즘 옆차기 연습에 한 참 열을 올렸습니다. 특히, 연무재에서 하는 옆차기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을 정도로 독특해서 연습할 때마다 한계를 느끼던 참이었습니다. 뒷차기를 수련할 때, 허리 자세를 지도받았는데 이 역시 옆차기를 수련할 때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허리 이야기로 돌아가는데, 연법2식 모지르기 때도 저의 허리가 문제였습니다. 지르는 쪽 허리를 좀 더 틀고 반대쪽 어깨를 더 비틀어 균형을 맞추니 정권이 더 정확하게 들어가고 비로소 "지르기"라는 느낌이 드는 힘의 전달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호흡입니다. 저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내뱉는데, 그러기 보다 들이마쉬는데 집중하라는 지도를 받았습니다. 내뱉는 것은 동작마다 자연스레 나오기때문입니다. 연구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품새 수련에 연속 품새 2번에 무기술, 그리고 주춤서기 15분을 거쳐 수련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연무재 수련은 거의 중간 휴식이 없어, 1시간 30분을 내리 달리는 기분인데 이런 수련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동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나이 60~70이 되어서도 이렇게 수련을 계속 정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
60~70 넘어 90~100까지 수련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