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4)
변형근, 홍기민, 이승용, 소준영
오늘은 처음으로 풍납동 도장에서 수련을 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이사하고 청소하고 꾸미고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하나씩 고치고 단장하는 것도 재미랄 수 있겠지요.
오랜 시간 양재동 도장을 다니면서 그동안 좀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공간으로 옮기니 예전 기억들은 모두 추억이 됩니다.
그래도 함께하는 동도들이 있어 수련의지가 다시 불타오릅니다.
비가 오는 길 날씨가 은근 썰렁합니다. 도장에 도착하니 이미 홍사범과 준영이가 와있었습니다.
교통 문제에 대해 잠시 얘기를 나눈 뒤 옷을 갈아입고 유근법으로 몸을 풀어줍니다. 곧이어 변사범이 지친 얼굴로 도장에 들어섭니다. 대중교통으로 회사에서 90분 정도 걸린다니 가깝지는 않은 거리입니다.
도장 크기에 맞춰 정렬을 하고 수련에 들어갑니다. 바닥이 매트라서 마룻바닥하고 느낌이 좀 다릅니다. 이게 별 영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은근 수련 내내 여러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약간 미끄러운 느낌도 들면서 발의 그립을 잡는데 예전과 달랐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로 100회로 수련을 시작합니다. 허리의 꼬임은 있되 겉으로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충분이 뒤로 당겼다 주먹을 던지듯이 지릅니다.
아래막기 부터 시작하여 기본동작을 수련합니다. 자세를 충분히 낮추고 골반은 수평이 되게 하며 정수리부터 발뒤꿈치까지 일직선이 되도록 합니다. 이렇게 되면 허리 꼬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몸을 꼬았다가 활개를 펼치며 공방이 이뤄집니다. 활시위를 당기면 활이 휘었다가 펼쳐지며 화살이 나가듯 응축되었다 발산하는 힘으로 공격과 방어가 되게 합니다.
아래막고 몸통지르기로 응용동작을 이어나갑니다. 4식 안팔목막고 몸통모지르기에서 처음 동작에 팔로만 막는 것이 아니라 팔꿈치를 이용하여 막고 그 반동에 의해 팔도 자연스레 따라나가게 됩니다.
응용동작까지 마치고 발차기 수련에 들어갑니다. 반달차기부터 앞차기로, 옆차고 뒷차기 까지 수련을 합니다. 무릎이 서로 스치듯 지나가며 발을 주먹 지르듯 질러줍니다. 상체는 뒤로 젓히지 않도록 하고 발차기에 따라 주먹도 자연스레 지르기가 되게 합니다.
발차기가 끝나고 1분 휴식 후 연법 수련을 합니다. 만련, 평련의 순서로 1식부터 6식까지 진행합니다. 만련을 통해 허리의 꼬임과 동작을 깊이있게 느끼며 수련합니다. 평련으로 다시 한 번 연법 동작을 점검합니다. 3식부터 자세가 종종 높아지는데 뒷굽이 자세를 좀 더 낮고 정확하게 해야겠습니다.
변사범이 1식부터 3식까지 수련 후 나머지 부원들도 1식부터 6식까지 평련 수련을 합니다. 다시 변사범이 4식부터 6식까지 수련 후 다함께 1식부터 6식까지 평련을 1회 더 합니다. 속도보다도 정확하고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동작마다 확실한 매듭을 이루며 공방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합니다.
연법 수련이 끝나고 무기술을 합니다. 봉술로 1식을 합니다. 예전보다 천장이 낮아 조금은 조심스레 동작을 합니다. 오늘은 주먹이 허리에서가 아니라 팔로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쌍차로 각자 원하는 연법을 수련하고 마지막으로 검술 1식으로 무기술을 마칩니다.
어김없이 주춤서기 15분으로 수련을 마무리 합니다. 마지막 1분은 항상 최대한 낮은 자세로 마무리를 하는데 고관절이 확실히 더 벌어져야 좀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벽에 시계를 비롯한 각종 액자들을 걸고 정리 후 마무리를 했습니다.
마룻바닥과 같이 진각을 할 때 쿵쿵 소리는 나지 않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의미있는 첫 수련이었습니다. 어느 환경에서든 연무재라는 이름과 수련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더해지는 수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