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민, 김세진
오전 8시 30분 쯤 만나서, 9시 정도 부터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맹추위는 아니었고, 약간 습한 기운도 있고 해서 운동하기 적당했습니다.
운동은 주춤서 몸통지르기 부터, 기본, 응용, 발차기, 품새, 무기술, 주춤서기의 동일한 루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기민형과 이런 저런 논의를 여러번 해봤습니다. 발차기가 주가 되는 겨루기에서는 거리를 멀게 유지하게 됩니다. 한편, 주먹이 주가 되면 거리는 가까워지지요. 사실 발차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발차기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며 주먹 위주의 경기를 하게 되는 광경을 자주 보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발차기를 구사하여 겨루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에서 태권도란 무엇일까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크로스핏 운동은 온갖 운동들을 교차로 진행합니다. 어느 한 운동과 동작/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 몸이 낼 수 있는 한계를 골고루 넓혀 범용적이고 유용한 몸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 입니다. 일상의 태권도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 대 사람의 겨룸만 겨루기가 아니지요. 일상적인 노동속에서의 들기, 밀기, 부수기, 차기, 때리기.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기, 거들기. 이러한 모든 상황속에서 효율적이고 안전하고 제대로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몸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품새의 동작은 단순한 원리에서 출발하지만, 그 단순한 원리에서 아주 다양한 동작들이 만들어집니다. 용도도 다양하고. 일상이라는 겨루기를 하기 위해, 우리는 일상에서 태권도를 합니다. 사람 대 사람의 격투는 그 중 하나일 뿐이지요.
동작을 일부러 낮게 해보는 중인데, 낮으면 낮을 수록 이상하게 동작이 좀 더 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옆에서 기민이형의 평가도 좋아 집니다. 한편, 낮게 하다보니 지쳐서 동작이 잘 안되는 부작용도 좀 있습니다. 그 균형을 잘 잡아야 겠습니다.
기민이형 지르기를 보면 아주 유연하고 호쾌합니다. 저는 이상하게 지르기가 잘 안됩니다. 발차기가 상대적으로 좀 더 낫습니다. 어릴때 부터 손동작을 잘 안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커피 한잔 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