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할 때.. 주례선생님이 갑자기.. 태권도 얘기를 하시는 겁니다.
많은 하객 분들이.. 어리둥절 하셨습니다.
신랑이었던 저도.. 좀 머쓱은 하였습니다만..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저의.. 고등학교 은사님이시자.. 서울대학교 태권도부 동문회인.. 권우회의 선배님이셨기 때문입니다.
그 어른은 이미 돌아가셨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만..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인지..
오늘도.. 태권도 얘기는..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신랑 정종렬 군은.. 94년도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여.. 바로 태권도부에 입문하였습니다. 참으로 열심히 수련한 끝에.. 3학년 때에는.. 여러 부원들의 추대로.. 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신부 백지영 양도.. 이화여자대학교의 태권도부 부장으로서.. 양교의 태권도부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인연이.. 싻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태권도부의 선배로서.. 종렬군을.. 1학년 때 부터.. 줄곧 지켜보아왔습니다.
신랑, 신부 모두.. 우리나라 최고 일류대학에서.. 학문을 연마하고.. 또한 무도까지 수련하였으니.. 소위 문무겸전의..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분들 한테.. 무슨 설교나.. 계몽의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참견 안해도.. 다 알아서.. 자신들의 인생항로를.. 잘 헤쳐나갈 것입니다.
허나.. 자리가 자리인 만큼.. 저는 오늘.. 어느 서양작가의.. 인생론을 인용해 보고자 합니다.
그는.. 인생을.. 다섯개의 공을.. 공중에서 돌리는.. 저글링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공을.. 일, 가족, 친구, 건강, 영혼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즉.. 이 다섯개 공의.. 균형을 유지하며.. 공중에서 돌리는 것을.. 인생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일.. 혹은 직업이라는 공은.. 떨어뜨려도 바로 튀어오르는.. 고무공이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네개의 공들.. 즉.. 가족, 친구, 자신의 건강, 자신의 영혼의 공들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즉.. 이 중 하나라도.. 떨어뜨리면.. 떨어진 공은 상처입고, 긁히고, 깨져서.. 절대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 중에서.. 가족이라는 공의 중심은.. 바로 부부.. 즉 신랑, 신부인 것입니다.
사소한 오해나 갈등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 이 것이 아물더라도.. 유리공처럼.. 다시는 처음과 같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네개의 유리공을.. 평생 떨어뜨리지않고 공중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느냐 ?
첫째, 서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과소평가 하지.. 말기 바랍니다. 두 분 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아주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평생동안.. 존중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인생의 목표를..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에.. 두지 말고..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두기 바랍니다. 두분의 미래를.. 두 분만의 색깔로.. 아름답게 꾸미시기 바랍니다.
셋째, 자신이.. 인생항로에서..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그 것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진.. 말길 바랍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고.. 그 길의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황금같은 주말에.. 이 아리따운 선남선녀의.. 화혼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직접 찾아주신.. 하객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이것으로.. 주례사에.. 대신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4월 9일 일요일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타)
김성두종렬아, 잘~살길 바란다. 원장님, 이번에도 좋은 말씀해주셨네요^^. 일이라는 것은 고무공이다! 명심할께요.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