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은 말은 되담을 수 없으매..
하물며 문자화된 글이란..
자신 있게 썼던 글에.. 과연 이것이 내 본 마음인가에 대한 의문을 느낀 적도 있고... 세월이 지나 다시 보면 막상 부끄러운 경우도 있어.. 한 동안 글쓰기를 자제한 면이 있다.
주례도.. 가능한 한 사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불가피하게.. 거절할 수 없는 인연이 있어..
다시 나의 아둔한 생각을 드러내게 되었다.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x
조금 전에.. 사회자가 소개했듯이.. 저는.. 신랑 박지원 군의.. 서울대학교.. 태권도부.. 선배입니다. 저희 동문회는.. 5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28년전.. 저의 결혼식에도.. 태권도부.. 동문 선배님께서.. 주례를 보아주셨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아끼는 동문 후배인.. 박지원군의.. 혼사를 지켜보게 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서울대학교에 들어와.. 그 많은.. 레저 스포츠를 마다하고.. 어떻게 보면 참.. 재미없는.. 태권도부 동아리에서.. 4년 동안 땀을 흘린.. 이 동문들은.. 사실 대부분이.. 답답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동문회 기금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여.. 중심되는 후배들에게 물었습니다. 다아 믿을만한 후배들이지만.. 그 중에서.. 한 사람을.. 천거해 보라고 말입니다. 수십명의.. 후보군 중에서.. 복수의 후보가 추천되면.. 그 중의.. 한 사람을.. 선택할 생각이었습니다.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박지원이를.. 추천한 것입니다.
답답할 정도로.. 성실한 집단에서.. 가장.. 신뢰받은 이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인겁니다.
또 하나의 주인공인.. 신부가.. 얼마전에.. 신랑이랑 같이.. 찾아왔습니다. 참으로.. 조신하고.. 눈망울에서.. 영리함이.. 뚝뚝 묻어나는.. 재원인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대사를 앞두고.. 주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덕담을 해 줍니다..
대개.. 줄여 보면.. 건강하고 화목하게.. 자알 먹고.. 자알 살라는.. 말씀입니다.
좀 더 줄이면.. 잘먹고.. 잘살라는.. 얘깁니다.
저는 이.. 슬기롭고.. 성실한.. 두 분이.. 평생동안.. 잘 먹고 잘 사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보다 품격있는.. 인생을 살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자 합니다.
신께서.. 저어 높은 곳에서.. 인간세계를 내려다 보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불가사의한.. 세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어렸을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다가.. 막상.. 어른이 되니..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두째는.. 젊었을 때는.. 성취욕에 불타서.. 물불 안가리고.. 자기 일에.. 몰두하다가.. 건강을 잃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중엔.. 다시 건강을 되찾기 위해.. 보약도 먹고.. 헬스클럽에도 다니고.. 또한 병원에 다니느라.. 그동안 벌어 놓았던 것을.. 모두 탕진합니다.
세 번째는..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뻔히 아는.. 사실인데도.. 마치.. 영원히 살 것 처럼.. 각박하고.. 치열하게 삽니다. 남 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많이 인정 받고.. 더어 빠르게.. 정상에 오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다가.. 막상 죽음의 순간이 오면.. 여태까지.. 충분히 살아 본적이 없는.. 사람인 것 같이.. 몇날 며칠을.. 더 갈구하다가.. 허무하게.. 종말을 맞이합니다.
저는 두 분이.. 신의 관점에서.. 지혜롭게 살기를.. 바랍니다.
상실한 다음에야.. 그 존재의.. 귀중함을 깨닫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소한 것에 감사하며.. 약자에게 항상 배려하는.. 그러한 삶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인생의 목표를..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에.. 두지 말고..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두기.. 바랍니다. 두분의 미래를.. 두 분만의 색깔로.. 아름답게 꾸미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인생항로에서..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그 것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진.. 말길 바랍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고.. 그 길의..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아리따운.. 선남선녀의.. 혼사를.. 축하해 주시기 위해서.. 직접 찾아주신.. 하객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이것으로.. 주례사에.. 대신할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0년 10월 24일(일) 12:00 수원 노블카운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