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3)
우정, 홍기민, 천종민
벚꽃이 피기가 무섭게 비가 내리는 바람에 화사한 봄날 거리보다 을씨년스러운 가을날 같은 잔인한 4월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봄날이 가기전에 도장에서 연초의 다짐과 태도의 변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7시가 조금 지나 도장에 도착했습니다. 도복을 갈아입는 동안 변형근 사범이 원장님께 수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전화를 했습니다.
오후에 몇 번 부재중전화가 왔는데 그런 이유였나봅니다. 변사범의 부인이 몸이 아파 입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쾌유를 기원합니다.
수련시간까지 다른 동도들이 오지 않아 결국 원장님과 본인의 일대일 수련이 되었습니다. 다소 긴장했지만 수련효과는 평소보다 높았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향상시켜준다고나 할까요.
금일 수련에서 힘을 빼려고 노력했습니다. 왼쪽 무릎수술이후 습관적으로 숨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긴장하거나 힘을 쓰는 동작에서 특히 심합니다. 수영을 시작한 4월부터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호흡을 길게 아랫배로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금일 수련순서는 기본동작을 먼저한 후 응용동작은 생략하고 품새수련 중간중간에 발차기를 했습니다. 일대일 수련인만큼 원장님의 동작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따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본동작수련중 주춤서기와 몸통지르기를 통해 수영의 자유형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자유형을 배울 때, 왼팔에 왼귀를 붙인 상태에서 오른팔은 하체에 차렷자세를 하라고 합니다. 다시 오른팔을 곧게 뻗어 오른귀를 붙이고 왼손이 차렷자세를 취하도록 연습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차츰 최단거리로 팔을 움직이기위해 자연스럽게 팔꺾기를 배우게 됩니다. 상급, 중급, 초급을 지켜보면 확실히 팔꺾는 궤적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급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옆으로 뒤틀리거나 물을 완전히 채지 못합니다. 상급자는 수건을 튕기듯이 몸의 정점에서 브레이크댄스를 하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리듬감있게 팔이 물레방아처럼 돌아갑니다. 호흡역시 박자에 맞춰 중간에 쉬지 않고 계속 영법을 구사합니다.
앞굽이 동작에서 가능한 팔과 동작을 일치시키려고 애썼습니다. 몸을 움츠렸다가 펴는 동작에서 힘을 실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결국 한 다리중심으로 몸을 꼬았다가 펼치는 것이 요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세를 더욱 낮추고 발바닥으로 지면을 움켜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뒷굽이는 호흡과 근력의 부조화로 동작이 엉성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대일 수련임에도 자세를 낮추기가 쉽지않습니다. 지독한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려우리라 생각됩니다.
금일 수련은 본인의 자세를 가다듬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수련이었습니다. 수련이 끝나고 원장님께서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고 나가시면서 혼자라도 남은 시간 유근법과 기본동작 수련을 하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개선하려는 의지를 당부를 하셨습니다.
때마침 홍기범 사범이 수련이 끝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도장에 도착했습니다.
새로 옮긴 직장이 멀기도 먼데다가 기한이 정해진 프로젝트로 인해 부담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홍사범과 본인은 각자 개별수련을 좀 더 가진 후, 늦은 저녁을 먹으며 최근 근황을 나누었습니다.
수영을 하면서 배우는 바가 많습니다. 힘이 들어가면 처음에는 힘차게 앞으로 나가지만 점점 팔의 각도가 벌어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몸이 무거워짐에 따라 가라앉게 된다는 것을...자유형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수건을 펼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팔동작과 호흡이 일치하는 순간에는 마치 물속에 있다는 것을 잊고 자연스럽게 동작을 반복하게 됩니다.
사는 것에도 박자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하는 순간, 힘차게 출근해야하는 순간, 수련에 몰두해야하는 순간...
당신은 지금 어떤 박자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두루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주환 지금 박자 하면 줄넘기 8박자 16박자 밖에 생각않나요..ㅡㅜ 그놈의 음악줄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