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3)
홍기민, 이주환, 김세진
오전 8시 30분에 수련 시작하려 하였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약간 늦어서 다들 50분 정도에 도착하여 15분 가량 호흡으로 몸을 풀었습니다.
9시 15분 정도부터 약 1.5시간 정도 주춤서 몸통지르기, 기본동작, 응용동작, 발차기, 품새(만련, 정련, 연속 6식), 무기술 수련, 주춤서기(15분) 순으로 수련하였습니다.
운동 후 연무재 건너편 커피집에서 시원하게 음료를 마시면서 담소 후 헤어졌습니다.
[1] 수련 중 힘이 좀 들어서, 쌩쌩하게 운동 지도하는 기민형과 주환형을 보며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일정 리듬을 타면서 반복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힘든 운동일 수록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 정해진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계처럼 반복하는 것이, 내 몸을 그 어려움에 적응시켜 long-run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하는 것 보다,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업에서도 정시에 일어나,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밥 먹고, 정시에 퇴근하고, 정시에 쉬고 잠드는 것이 나의 발전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 까지나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2] 특정 동작을 할 때 허리(코어)가 주도적으로 먼저 움직이고 이것을 사지와 말단이 따라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배운 골프 스윙 동작에서는 그것을 래깅(lagging)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허리 움직임과 실제 타격 사이에는 미세한 시간 차가 발생합니다. 태권도 동작도 마찬가지로, 다만 한번 움직인 후에 코어를 반대로 돌려서 준비자세로 복귀하거나 곧바로 내 몸의 나머지 절반이 움직이기 때문에, 한번으로 끝나는 다른 스포츠(야구, 골프, 배드민턴, 축구 등)의 스윙 동작들과는 다릅니다. 그렇게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스윙 된 사지 말단이 마치 '채찍'처럼 표적을 치고 돌아오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그 느낌을 일컬어 소위 '끊어치기'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허리의 꼬임과 풀림이 연속으로 교차 반복되는 가운데, 신체의 어느 한 곳(주먹이나 발)에 무게를 실어 전진해 나아가면 비로소 기술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3] 예전에 저는 진짜(?) 품새란 각 동작들을 마치 '한 붓 그리기' 처럼 연결하여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연무재의 트레이드마크(?)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움직임의 원리를 궁리하다 보니, 품새 각 동작마다 허리에서 말단으로 전달되는 힘을 느끼면서, 한 동작씩 차근차근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정련'이며, 현행 공인 품새의 원형이로구나 싶었습니다.
느끼고 알게 된 것과 별개로, 규칙적으로 반복 해야겠지요. 이런 점에서 기민형과 주환이형의 성실함이 얼마나 중요하고 훌륭한 것인지 새삼 느껴졌습니다. 이 분들이 가끔 힘에 좀 부쳐서 기존의 규칙적인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그 성실함을 임시로라도 채워 줄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뭐...어디 까지나 '희망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