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2)
홍기민, 김세진
아침에 일어나 나가려니 큰 아들(도윤-6세)이 깨어서 같이 가자고 하여, 결국 새끼를 달고 갔습니다. 소파에서 핸드폰으로 만화도 보고 도장도 돌아다니며 나름 소일거리를 하더군요. 그 사이 기민형과 운동 잘 했습니다.
운동 순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했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는 언제나 힘듭니다. 몸이 덜 풀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주춤서기는 약간 느낌을 달리해보았는데, 효과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 지르기시 한번-한번 하는 느낌이 아니라, 첫 번째 지르기를 두 번째 지르기의 준비/예비 동작을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했더니 훨씬 느낌이 좋았습니다. 세번 지르기 할때에도 첫 번째/두 번째 동작을 세 번째 지르기의 준비/예비 동작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해봤습니다.
최근 복싱 선수들의 훈련 영상들을 보았는데, 정상급 선수들은 자세가 무척 낮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습니다. 특히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주먹을 내지를 때에, 머리가 상대방 어깨보다 아래로 내려갈 정도로 하체를 낮추는 기술이 많이 쓰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낮은 자세가 단순히 하체 발달을 위한 연습 방법이 아니라, 낮은 자세 자체가 기술인 것입니다. 태권도의 낮은 자세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오늘 기민이형 옆차기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아직 늑골 부상(ㅠ.ㅠ) 회복 중인데도, 낮은 자세에서 차는 쪽 다리 무릎도 자연스럽게 높이 올리면서, 앞으로 빠르게 곧장 내지르는 옆차기를 보며, 그저 감탄했습니다. 기민형이 발차기 하기 전에 사타구니을 미리 접으면서 차라고 조언해주었었는데, 오늘 그 설명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사타구니(골반)를 한쪽으로 깊게 접고, 그것을 활짝 다시 펼치면서 발차기를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접었다(합)-폈다(개)의 의미인데, 제가 한 동안 잊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확실히 접었다 펼치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하면 더욱 호쾌하고 유연하게 발차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평련을 할때 허리(골반)을 꼬았다 펼치면서(접었다 펼치면서) 나아가며 주먹을 지르면(1식 날개), 호쾌하게 주먹이 질러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펼쳐진 허리가 앞굽이자세로 이어지면서 다시 꼬아져야(골반이 접혀져야) 하는데, 그 접히는 순간에 중심이동도 동시에 딱-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허리의 꼬임/풀림과 옮겨지는 발로의 중심이동이 동시에 한 시점에 딱- 맺혀져야만 지르기에 힘이 실리고, 비로소 기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장봉으로 무기술을 할때에도 바로 이렇게 허리꼬임/풀림과 중심이동이 한 시점에서 동시에 맺히도록 연습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그 맺히는 시점을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서 움직임의 완급을 신중하게 조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국기원 태권도 품새에서도, 시연자가 왜 일정 지점에서 천천히 행하고, 어떤 지점에서는 빨리 행하는지, 그 본래 연원이 이해되는 듯 했습니다.
오늘 무더위를 식히는 비가 온다더니 기상청 예보가 틀린 것 같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기민형과 시원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여 마시면서 귀가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