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2)
홍기민, 김세진
오전 8시에 모여 기존 루틴대로 몸풀기를 시작했습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로 시작하여 무기술을 연습하고, 주춤서기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저는 몸무게가 많이 늘어서 요즘 몸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발바닥도 조금 아프고요. 적당히 몸을 풀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기민이 형도 견갑 쪽 부상이 많이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만,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으므로 "살살하자"고 말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 운동할 때 습관처럼 항상 "살살하자"고 얘기하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시작하면 강도가 높아지곤 합니다. "살살하자"라는 말이 어쩌면 힘든 운동에 임하며 내 몸에 "긴장하지 마, 살살할 거야"라고 안심을 시켜주는 메시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생활에서도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에 직면할 때 스스로에게 "살살하자", "생각보다 수월할 거야", "천천히 하자"라고 말하며 안심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1. 만련, 평련, 쾌련
(1) 만련과 호흡
만련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몸 구석구석의 움직임과 상태를 느끼며 해야 합니다. 특정 궤적을 수행할 때 몸이 굳어 있어 잘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번 동일 동작을 하면서 조금씩 늘려주고 풀어줘야 합니다. 만련은 사실상 스트레칭이나 유근법과 같은 효과를 갖습니다. 따라서 각 동작을 이루는 모든 움직임을 낱낱이 풀어서 움직여 봐야 합니다. 글씨 쓰기로 비유하자면, 점선 따라쓰기나 전서체를 연습하는 느낌입니다.
예전에 원장님과 여러 선배님들이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횡격막(가로막)을 주로 움직이며 편하게 숨 쉬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힘을 쓸 때는 복압을 주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허파는 단독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스펀지 같은 조직이기 때문에, 숨은 횡격막과 갈비뼈 사이 근육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근육들이 경직되어 있으면 호흡이 어깨 위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흉곽과 횡격막이 부드럽게 팽창•수축하지 못하고, 흉곽 일부와 어깨가 들썩이는 방식으로 호흡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폐활량이 줄고 복압 사용도 어려워집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2) 평련과 쾌련
일상에서 순식간에 빠르게 응용 동작(즉, 콤비네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쾌련이 숙달되어야 합니다. 쾌련은 평련상의 콤비네이션 동작을 한 붓그리기 하듯, 흘려 쓰듯, 포인트만 잡아 부드럽고 빠르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평련에서도 각 개별 동작을 수행할 때 허리쓰기와 무게중심 이동을 정확히 하며 빠르고 호쾌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옛 사범들이 품새를 지도할 때, 각 동작마다 옷깃 소리가 절도 있게 펄럭거리도록 하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평련은 정적이고 천천히 수행할 수도 있지만, 허리쓰기와 무게중심 이동을 확실히 하며 개별 동작을 수행한다면, 평련도 "짧고 간결한" 쾌련 동작을 중간중간 끊어서 실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글씨로 비유하자면, 초서체나 흘림체로 쓰는 것이 쾌련이라면, 예서체나 정자체로 꾹꾹 눌러 쓰거나 해서•행서로 살짝 빠르게 써내려가는 것이 평련에 해당합니다.
2. 3식 금강막고 지르기
3식 날개의 금강막고 지르기를 할 때, 그 중간에 팔을 한 번 교차합니다.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동작인데, 이는 태백 품새에도 등장하는 동작입니다. 팔을 교차할 때는 허리와 골반도 함께 돌아가야 하며, 교차 후 뻗는 팔이 약간 휘어지게 됩니다(혹은 등주먹이 되기도 합니다). 이후 반대 손으로 주먹지르기가 나갑니다. 이 동작을 빠르게 하면 손이 거의 직선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여, 금강막고 두 번 지르기 같은 느낌을 줍니다. 분명히 교차해서 나가는 동작이지만, 글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합니다. (기민이 형은 고수라서 금방 이해하시더군요.)
3. 뒷차기와 뒤돌아 옆차기
뒷차기는 옆차기와 다릅니다. 뒤돌아 옆차는 동작이 아니라, 뒤에 있던 발이 엉덩이 쪽으로 돌아 곧장 뻗어 나가는 동작입니다. 이때 발과 같은 방향의 어깨는 발차기 방향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닫혀야 합니다. 즉, 발차기와 반대로 어깨가 나가며, 심지어 발차기와 반대 방향으로 주먹을 지를 수도 있어야 합니다.
4. 실전성
과거 연무재 동도들의 품새 동영상에 "실전성이 있는 것이냐?"라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이에 누군가 "잔심을 품고 하면 실전성이 있다"는 취지의 답글을 남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는 일견 타당한 대답이지만, '잔인한 마음'이라는 개념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질문자가 묻는 "실전성"은 아마도 '그 동작으로 상대를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일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어떤 기술이든 그 "완성도"가 실전성의 핵심입니다. 발차기 하나든 손기술 하나든 완성도가 높은 기술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실전성을 논할 수 있습니다. 완성도가 낮다면, 아무리 태권도를 오래 수련했더라도 상대를 제압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하나의 기술이라도 자신 있게 완성한 것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기술도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품새를 글씨체에 비유해본 것입니다. 저는 딱 이렇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