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2)
홍기민, 김세진
영하 10도를 육박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추위 덕에 도장은 쾌적합니다. 곰팡이나 누수도 없고, 기온은 약간 춥지만 운동하기엔 적당합니다. 오늘도 이런 공간에서 주말 오전 일찍 일어나 운동할 수 있는 여건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1) 노화와 부상
기민이 형이 어깨, 견갑, 골반, 무릎 쪽에 이상이 있어 조심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겉보기에 여전히 30대 초반 같지만, 이제 기민이 형도 만으로 50이 가까워지고 있어 노화로 인한 근골격계 약화가 원인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예전엔 아프지 않던 곳이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노안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왼쪽 무릎도 무리하면 살짝 아프고, 오른쪽 고관절도 근력이 약해지면 통증이 느껴집니다. 어릴 때 겨울이면 손등이 잘 터서 항상 딱지가 생기고 가렵고 따가웠는데, 20대 들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겨울이 되면 다시 손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40대 중반이 되니 20대 이전 청소년 시절의 유약함이 돌아오는 듯합니다.
노화에 뚜렷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근골격계 약화와 통증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유근법 등으로 유연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중(weight)을 이용한 근력/근육량 확대도 필수적입니다. 유연성은 관절 가동 범위를 늘려주고, 근력은 '탄력'을 강화합니다. 둘 중 하나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단순히 주춤서기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쇠'를 들어야 합니다. 사실, 헬스장에 있는 기구들은 '재활 운동' 기구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근골격계의 통증은 원인이 되는 염증을 휴식과 약으로만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근력운동'을 통한 강화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어느 정도 없앨 수 있습니다.
(2) 주춤서 몸통지르기
2000년대 초반 연무재에서 운동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낮은 자세였습니다. 그러나 막상해보니 낮은 자세의 동작이 익숙해지면 (여전히 힘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세가 낮아지면 동작중에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주춤서 몸통지르기 자세가 높아지면 다리와 골반이 크게 흔들립니다. 자세가 높으면 다리와 골반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자세가 불안정해집니다. 반대로, 자세를 낮추면 겉으로 보이는 움직임은 줄어들지만, 미세한 움직임이나 힘의 전달은 자세와 높을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지는 않고 본인만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자세를 낮추면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궁둥이가 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려면 낮은 자세에서 아랫배를 앞으로 내밀어 뒤로 빠지는 골반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몸통지르기를 할 때 골반과 어깨는 반대로 움직여야 하고, 팔은 몸에 딱 붙여 좁게 뻗어야 합니다. 또한 뒤로 빠지는 팔꿈치는 확실히 크게 빼 주어야 합니다.
(3) 발차기와 디딤 다리
낮은 자세에서 발차기를 할 때 디딤다리를 관찰하면, 낮은 자세로 인해 디딤다리가 굽혀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디딤다리가 이렇게 '투명 의자' 자세처럼 굽혀져 있으면 몸이 경직되고 느려져 발차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를 보정하려고 발차기 순간 무릎을 펴 자세를 높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자세를 높이지 않으면서 몸이 경직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차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본적인 원리로서, 디딤다리를 빨리 펴서 경직된 다리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발차기는 수직 방향으로 자세를 높이는 대신, 전진 방향으로 중심이동을 하며 디딤다리를 재빨리 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낮은 자세에서도 발차기가 더욱 호쾌해지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디딤다리를 펴는 동작은 중심이동을 빠르게 만들어 발차기의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4) 아래막고 전진 바로지르기
아래막고 전진 바로지르기를 할 때, 가끔 "전진하면서 지르는 과정이 이렇게 한가로워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동작 중간에 발차기나 반대 지르기를 넣어 (박자를 반씩 잘라서) 느린 움직임을 보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차기와 디딤다리의 관계를 관찰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즉, 낮은 자세에서 아래막고 1보 전진을 할 때, 뒷다리를 곧게 펴서 지면을 박차면 한가롭지 않고 호쾌하게 전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하면 어색했던 스텝이 자연스러워지고 중심이동이 가속화되어 주먹도 더욱 강하게 지를 수 있습니다.
뒷다리를 펴면서 자세가 순간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이를 의식적으로 가라앉듯 전진하면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민이 형도 과거에 이런 방식으로 했다고 하며, '가라앉듯이 하라'는 팁을 주었습니다. 이제야 드디어 뒷다리가 곧게 펴져 있는 자세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로 ... 연무재에서는 몸과 머리를 함께 사용하며 운동합니다. 기민이 형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깊이 연구하는 곳이 있을까?"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문득, 이렇게 몸과 머리를 치열하게 사용하면 치매 예방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민이 형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한 잔 나누어 마시고 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