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2030 천종민
2008년 12월 30일 현재, 나는 내 인생 어디쯤 가고 있는가? 그리고 20년쯤 뒤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기 위해서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를 관찰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시간계획을 제대로 검토한 적이 없다. 막연히 내가 가는 길을 확신하고 열심히 한다는 자세뿐이었다.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 마땅히 조언을 구할 스승이나 멘토(Mentor)의 필요성을 당시에는 알 지 못했다.
이제, 가만히 눈을 감고 20년 후 작고 아담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나를 그려본다. 이름은 수필(數Feel, 수학과 문학이 어우러진 놀이터)이라고 정했다. 지하1층은 연무재를 수련할 수 있는 공간, 지상1층은 아이들이 수학교구를 갖고 노는 놀이터, 지상2층은 북카페, 옥상에서는 다양한 식물을 길러보고 싶다. “수필”을 통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고 나누는 “바른 몸짓과 마음을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수필”이라는 공간은 유기체로서 삶의 존재와 가치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공동체적 성격을 갖는다. 태어남에서 죽음까지 인간의 생명은 유한한 존재이다. 그 유한함을 인정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러한 물음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곳이 수필이다.
“수필”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바른 몸짓, 둘째는 바른 말, 셋째는 바른 생각이다. 이 3가지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 연무재를 수련하고 문학과 수학에세이를 독서하고 토론하며, 각자의 종교생활과 학문을 존중하고 그것에 힘쓰는 것이다. “수필”은 영적인 생활에서 불교, 기독교, 천주교, 유교, 이슬람교 등 각자의 종교를 인정한다. 궁극적으로 종교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은 같은 것이 아닐까?
“수필”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인적, 물적 자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한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10년 후, 5년 후, 3년 후, 1년 후를 세밀하게 계획할 필요가 있다.
먼저, 물적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점검해야 한다. 나는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자격증을 갖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직장을 가져야 한다. 현재 교사수급은 공립임용고사와 사립정교사시험, 그리고 사립기간제교사(계약직)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2009년 2월까지는 결정을 해야한다. 정교사가 되기 어렵다면, 과감히 기간제교사와 학원강사 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2009년의 목표는 수능교재를 분석해 고3수업지도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이 능력은 다시 1년 후, 나의 경쟁력을 높여주게 될 것이다. 어느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학교사로서의 삶이든, 수학강사로서의 삶이든 이 분야에서 향후 10년을 목표로 질주할 생각이다.
10년 후, 장애인지원센터를 준비하는 선배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 시기가 실질적인 인적자원을 준비하는 도약기에 해당된다.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획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선배와의 연대활동을 통해 인적인프라를 구축하고 구체적인 쉼터운영계획을 마련할 것이다.
나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점검하고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스승(멘토)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습관을 들여다보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20년 후, 나의 모습을 위해서 바로 이 순간 다짐하고 실천할 습관들을 정리해 본다. 이 습관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과 행동과 생각의 조화를 추구하려고 한다. 더불어 가족, 친구, 취미, 업무, 종교 등 삶의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일일계획에서 저녁11시~아침5시를 기본 수면시간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유근법, 108배, 정권단련, 주춤서몸통지르기, 냉수샤워를 통해 몸을 깨운다.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전, 명언을 읽고 플래너를 작성한다.
출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 시간을 활용해 수학에세이를 읽거나 수학문제를 푼다. 일과 중에는 학생들의 질문을 컴퓨터로 정리해 나만의 교재를 만들고, 국내수학교재연구는 물론 외국원서번역작업을 통해 전문성을 키운다.
점심시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운동으로 무릎재활에 힘쓴다. 점심식사는 따로 하지 않고, 과일과 유제품으로 점심시간 전후로 나눠서 먹는다.
퇴근 후 일과는 요일별로 차별화한다. 매주 월,수,금요일 저녁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독서를 생활화하고 필요한 자료를 만든다. 저녁 10시전에는 귀가해서 유근법, 108배, 정권단련, 주춤서몸통지르기, 온수샤워를 통해 잠잘 준비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플래너를 작성한다. 특히, 수요일 저녁에는 좌선시간을 갖는다.
매주 화,목요일은 연무재 본원의 일정에 따라 수련을 한다. 수련 후 귀가하면 온수샤워를 하고 수련을 복기하면서 플래너를 작성한다. 부득이하게 직장이 지방이 되면, 개인적으로 본원과 동일하게 수련한다.
매주 월, 수, 금 저녁시간에 서점이나 도서관갈 때, 가족들과 함께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부득이하게 주중에 모임이 정해질 때는 수요일, 금요일, 홀수 토요일을 우선 고려한다.
매주 토요일은 문화의 날로 정해 영화, 여행 등을 통해 가족, 친구들과 교감한다. 특히, 매주 짝수 토요일에는 1박2일로 가족동반 또는 친구들과 국내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일요일은 가까운 사찰이나 여행지의 사찰을 찾아 영적인 시간을 갖는다. 개인적으로 올 해, 법정 스님이 계신 길상사에서 불교기초교리강좌를 수강하고 수계식을 통해 원담(圓潭)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이렇게 주간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그렇게 넉넉한 게 아니다. 그래서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으려면 바른 습관을 찾고 그 습관을 자동화시켜야 한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기는 한순간이다. 본인도, 올 한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 사명서를 통해, 불완전하지만 개략적으로 현재의 나를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아보려고 한다. 목표를 선언하고 다짐을 통해 동도들과 공유함으로써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의지를 굳건히 하고, 10년 후, 20년 후 평생을 함께 수련해 온 것에 감사하리라 믿는다.
끝으로, 한 겨울의 추위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자아정체성의 부재와 자신감의 결여라고 봅니다. 연무재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동도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스승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